트럼프 만나는 이재명
운명의 일주일 시작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이번 주는 그야말로 ‘외교 슈퍼위크’입니다. 31일(금)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그러니까 이번 주 내내 APEC 관련 뉴스가 계속 뜰 겁니다. 이에 우리는 미리 이슈를 선점해 볼 건데요. 뉴스를 딱 보자마자 ‘아 지금 이런 얘기를 하는 구나’하고,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해보겠습니다.
우선, 미스터동이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0월 27일 : 李,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말레이시아)
- 10월 28일 : 경주 APEC CEO 서밋 환영 리셉션
- 10월 29일 : 한미 정상회담 | 李, APEC CEO 서밋 개막식 연설
- 10월 30일 : 미중 정상회담 | 한일 정상회담 예정 | 트럼프-김정은 깜짝 회동 가능성
- 10월 31일 : APEC 정상회의 개막 | APEC 환영 만찬
- 11월 1일 : APEC 정상회의 폐막 | 한중 정상회담
여기서 주목받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입니다. 우리에게 상당히 중요한 타이밍인데요. 왜냐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한미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맞춰, 관세 협상을 마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문제는 ‘노딜’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시작은 장밋빛, 현실은 가시밭길
3,500억 달러의 덫
지난 7월 말 당시 한미 양국은 미국이 한국 상품 전반에 적용하던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특히 우리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 관세도 함께 내려가면서, 우리 경제에 숨통이 트일 거란 기대감이 컸죠.
문제는 그 조건이었습니다. 바로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것이었습니다. 0님도 알다시피 당시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투자 펀드가 전액 현금 투자가 아니라 대부분 대출이나 보증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심지어 일본의 전례를 참고해 세부 내용을 비망록에 적어뒀다며, 구체적인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회담 분위기가 좋았다고 자평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러한 낙관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에 산산조각 났습니다. 그는 한국의 투자 방식에 대해 이렇게 못 박았습니다.
“
그것은
선불(up front)
선불 발언 이후, 한미 관세 협상은 3개월 넘게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교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미국이 원한 건 결국 ‘현금 직접 투자’였던 겁니다.
전액 현금 vs 절대 불가
좁혀지지 않는 간극
현재 양측이 벌이는 줄다리기의 핵심 쟁점은 바로 투자 방식입니다.
3,500억 달러 중 얼마를 현금으로 낼 것인가? 한 번에 낼 것인가, 아니면 나눠 낼 것인가? 나눠 낸다면 몇 년에 걸쳐 낼 것인가? 투자로 발생한 수익은 누가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 직접 투자 비중, 투자 기간, 수익 배분 비율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건데요. 현재 미국은 8년에 걸쳐 매년 250억 달러씩,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현금 투자를 하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머지 1,500억 달러는 보증 등으로 채우는 방식이죠.
하지만 우리 정부는 버티는 중인데요. 3,500억 달러라는 금액 자체가 우리 외환 보유액의 80%를 넘나드는 엄청난 규모인데, 매년 250억 달러(약 36조 원)씩 현금이 빠져나간다면 국가 경제와 외환 시장에 미칠 충격이 크다고 설명합니다.
더군다나 최근 원/달러 환율은 7월 말 1,390원대에서 장중 1,440원대까지 치솟았는데요. 지난해 말 비상계엄 당시 수준이죠. 그 결과 487조 원 수준이었던 펀드 규모는 어느새 504조 원으로 불어나 버렸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연간 투자액을 150억 달러 이하로 낮추고, 기간도 10년 이상으로 늘려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입장입니다. 어쨌든 미국이 우리 입장을 받아줘야 하는데요. 이번 주 경주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이 협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트럼프의 속내와
이재명의 딜레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길에서 관세 협상에 대해 자신감 넘치는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
타결에 매우 가깝다.
제 생각엔 한국이 먼저 준비된다면
저 역시 준비됐다.
사실상 ‘우리(미국)가 제시한 조건을 한국이 수용하면 언제든 도장을 찍겠다’는 의미로, 공을 한국 측에 넘긴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시진핑 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 전에 한국과의 협상을 마무리 지어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싶은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습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KBS>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몇 가지 쟁점이 남아 있고 굉장히 중요한 순간에 와 있는 상황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제적 합리성과 국익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협상하라는 강한 훈령을 주고 있습니다.” APEC에서 합의라는 그림을 위해 졸속으로 합의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김용범 정책실장 역시 “APEC이라는 특정 시점 때문에 중요한 쟁점을 남긴 채 부분 합의만을 가지고 MOU에 사인하는 방안은 정부 내에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습니다. 두 정상이 직접 마주 앉는 오는 29일 정상회담에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이때 안보 분야 협상은 이미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사실입니다. 위성락 실장은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일본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 안보 관련 합의는 이미 문서 작업까지 상당히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 측은 관세가 타결돼야 안보도 발표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 이른바 ‘패키지 딜’의 인질로 잡혀있는 형국이죠.
APEC의 진짜 주인공
6년 만의 미·중 담판
우리 입장에서 속상하지만, 이번 ‘슈퍼위크’ 동안 전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이벤트는 APEC 정상회의 그 자체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바로 30일에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이죠. 6년 만에, 그리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마주 앉는 두 정상의 만남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일정
- 10월 26~27일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아세안 정상회의(1박 2일)
- 10월 27~29일 : 일본 도쿄, 미일 정상회담(2박 3일)
- 10월 29~30일 : 경주, 한미 정상회담 | 김해공항 출국, 미중 정상회담(예정)(1박 2일)
시진핑 국가주석 일정
- 10월 30일 : 김해공항 입국, 미중 정상회담(예정)
- 10월 31일 :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
- 11월 1일 : 한중 정상회담 | 출국
➥ 30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출국하고, 시진핑 주석은 입국. 이에 김해공항 공군기지 내 접견장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 개최할 듯. 나래마루는 2005년 부산 APEC 개최 당시에 건설된 정상 접견실.
두 나라 사이에는 ▲관세 ▲희토류 ▲펜타닐 ▲대만 문제 등 당장 터질 듯한 뇌관들이 쌓여있습니다. 미국은 11월 1일부터 중국에 추가 관세 100%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입니다. 그러자 중국은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필수 원료인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가장 먼저 질문할 내용은 펜타닐에 관한 것”이라며 중국을 통한 마약 밀수를 정면으로 거론했는데요. 그리고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려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신경전도 예상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뭐가 있을까요. 안타깝지만 APEC의 주최국이라도, 우리는 두 거인의 눈치만 봐야 하는 상황이죠.
Deal or No Deal
그렇다면, 과연 한미 관세 협상은 타결될까요? 전문가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의 합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습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닥쳐올 경제적 불확실성이 너무나 크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정치적 성과가 필요하기에 어느 정도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죠. 아마도 현금 투자와 보증을 혼합하고, 투자 기간을 장기로 설정하며, 투자 대상 결정에 우리 측 참여를 보장받는 방식이 최선의 시나리오로 거론됩니다.
하지만 합의가 이뤄진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더 큰 뇌관이 남아있기 때문인데요. 바로 품목별 관세입니다. 미국은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철강, 알루미늄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만약 미국이 우리의 주력 상품인 반도체에 대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10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한다면,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2차 충격을 받게 될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을 고려하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시나리오죠.
결국 이번 APEC ‘슈퍼위크’는 단순히 여러 나라 정상이 모이는 외교 행사를 넘어, 우리 경제의 명운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숨 가쁜 연쇄 정상회담 속에서 국익을 지키고 실리를 챙기는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트럼프 만나는 이재명
운명의 일주일 시작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이번 주는 그야말로 ‘외교 슈퍼위크’입니다. 31일(금)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그러니까 이번 주 내내 APEC 관련 뉴스가 계속 뜰 겁니다. 이에 우리는 미리 이슈를 선점해 볼 건데요. 뉴스를 딱 보자마자 ‘아 지금 이런 얘기를 하는 구나’하고,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해보겠습니다.
우선, 미스터동이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주목받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입니다. 우리에게 상당히 중요한 타이밍인데요. 왜냐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한미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맞춰, 관세 협상을 마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문제는 ‘노딜’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시작은 장밋빛, 현실은 가시밭길
3,500억 달러의 덫
지난 7월 말 당시 한미 양국은 미국이 한국 상품 전반에 적용하던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특히 우리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 관세도 함께 내려가면서, 우리 경제에 숨통이 트일 거란 기대감이 컸죠.
문제는 그 조건이었습니다. 바로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것이었습니다. 0님도 알다시피 당시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투자 펀드가 전액 현금 투자가 아니라 대부분 대출이나 보증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심지어 일본의 전례를 참고해 세부 내용을 비망록에 적어뒀다며, 구체적인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회담 분위기가 좋았다고 자평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러한 낙관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에 산산조각 났습니다. 그는 한국의 투자 방식에 대해 이렇게 못 박았습니다.
“
그것은
선불(up front)
선불 발언 이후, 한미 관세 협상은 3개월 넘게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교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미국이 원한 건 결국 ‘현금 직접 투자’였던 겁니다.
전액 현금 vs 절대 불가
좁혀지지 않는 간극
현재 양측이 벌이는 줄다리기의 핵심 쟁점은 바로 투자 방식입니다.
3,500억 달러 중 얼마를 현금으로 낼 것인가? 한 번에 낼 것인가, 아니면 나눠 낼 것인가? 나눠 낸다면 몇 년에 걸쳐 낼 것인가? 투자로 발생한 수익은 누가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 직접 투자 비중, 투자 기간, 수익 배분 비율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건데요. 현재 미국은 8년에 걸쳐 매년 250억 달러씩,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현금 투자를 하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머지 1,500억 달러는 보증 등으로 채우는 방식이죠.
하지만 우리 정부는 버티는 중인데요. 3,500억 달러라는 금액 자체가 우리 외환 보유액의 80%를 넘나드는 엄청난 규모인데, 매년 250억 달러(약 36조 원)씩 현금이 빠져나간다면 국가 경제와 외환 시장에 미칠 충격이 크다고 설명합니다.
더군다나 최근 원/달러 환율은 7월 말 1,390원대에서 장중 1,440원대까지 치솟았는데요. 지난해 말 비상계엄 당시 수준이죠. 그 결과 487조 원 수준이었던 펀드 규모는 어느새 504조 원으로 불어나 버렸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연간 투자액을 150억 달러 이하로 낮추고, 기간도 10년 이상으로 늘려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입장입니다. 어쨌든 미국이 우리 입장을 받아줘야 하는데요. 이번 주 경주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이 협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트럼프의 속내와
이재명의 딜레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길에서 관세 협상에 대해 자신감 넘치는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
타결에 매우 가깝다.
제 생각엔 한국이 먼저 준비된다면
저 역시 준비됐다.
사실상 ‘우리(미국)가 제시한 조건을 한국이 수용하면 언제든 도장을 찍겠다’는 의미로, 공을 한국 측에 넘긴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시진핑 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 전에 한국과의 협상을 마무리 지어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싶은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습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KBS>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몇 가지 쟁점이 남아 있고 굉장히 중요한 순간에 와 있는 상황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제적 합리성과 국익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협상하라는 강한 훈령을 주고 있습니다.” APEC에서 합의라는 그림을 위해 졸속으로 합의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김용범 정책실장 역시 “APEC이라는 특정 시점 때문에 중요한 쟁점을 남긴 채 부분 합의만을 가지고 MOU에 사인하는 방안은 정부 내에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습니다. 두 정상이 직접 마주 앉는 오는 29일 정상회담에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이때 안보 분야 협상은 이미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사실입니다. 위성락 실장은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일본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 안보 관련 합의는 이미 문서 작업까지 상당히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 측은 관세가 타결돼야 안보도 발표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 이른바 ‘패키지 딜’의 인질로 잡혀있는 형국이죠.
APEC의 진짜 주인공
6년 만의 미·중 담판
우리 입장에서 속상하지만, 이번 ‘슈퍼위크’ 동안 전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이벤트는 APEC 정상회의 그 자체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바로 30일에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이죠. 6년 만에, 그리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마주 앉는 두 정상의 만남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일정
시진핑 국가주석 일정
➥ 30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출국하고, 시진핑 주석은 입국. 이에 김해공항 공군기지 내 접견장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 개최할 듯. 나래마루는 2005년 부산 APEC 개최 당시에 건설된 정상 접견실.
두 나라 사이에는 ▲관세 ▲희토류 ▲펜타닐 ▲대만 문제 등 당장 터질 듯한 뇌관들이 쌓여있습니다. 미국은 11월 1일부터 중국에 추가 관세 100%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입니다. 그러자 중국은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필수 원료인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가장 먼저 질문할 내용은 펜타닐에 관한 것”이라며 중국을 통한 마약 밀수를 정면으로 거론했는데요. 그리고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려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신경전도 예상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뭐가 있을까요. 안타깝지만 APEC의 주최국이라도, 우리는 두 거인의 눈치만 봐야 하는 상황이죠.
Deal or No Deal
그렇다면, 과연 한미 관세 협상은 타결될까요? 전문가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의 합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습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닥쳐올 경제적 불확실성이 너무나 크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정치적 성과가 필요하기에 어느 정도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죠. 아마도 현금 투자와 보증을 혼합하고, 투자 기간을 장기로 설정하며, 투자 대상 결정에 우리 측 참여를 보장받는 방식이 최선의 시나리오로 거론됩니다.
하지만 합의가 이뤄진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더 큰 뇌관이 남아있기 때문인데요. 바로 품목별 관세입니다. 미국은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철강, 알루미늄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만약 미국이 우리의 주력 상품인 반도체에 대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10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한다면,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2차 충격을 받게 될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을 고려하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시나리오죠.
결국 이번 APEC ‘슈퍼위크’는 단순히 여러 나라 정상이 모이는 외교 행사를 넘어, 우리 경제의 명운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숨 가쁜 연쇄 정상회담 속에서 국익을 지키고 실리를 챙기는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